1. 가자 ~! 다자이후로!!
하카타에서 다자이후를 가는 방법은 기차를 타고 가는방법과 버스를 타고 가는방법 두가지가 있는데 우리는 버스를 이용하기로 하였다.
버스정류장을 가는 도중에 하카타역에서 친구가 갑자기 근처에 있는 빵집에 들어갔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다르게 체인점보다는 개인빵집이 많은데 친구녀석이 장인정신이 깃든 빵을 꼭 먹어야겠다면서 빵집에서 빵을 고르기 시작했다.
아사히 맥주공장에서 고래밥과 음료수를 먹은지 아직 1시간도 안되었는데 또 사먹는다.
친구녀석은 대충 1시간에 한 번씩 뭔가 계속 사먹는 것 같다.(이러니까 살이찌지)
친구가 일본에서 가장 맛있는 빵이 머냐고 나에게 물어보길레...
나는 주먹을 꽉 움켜지면서 하늘높이 치켜들며~!
"죽빵~!"
이러니까 친구녀석은 전혀 웃지 않고 정색하면서 나한테 맞고 싶냐?라고 한다.
쭉쭉빵빵이라고 했으면 왠지 빵 터졌을것 같은데 이건 다음번에 써먹어봐야지...
친구는 메론빵과 우유맛 버터페스트리를 하나 샀다.
그리고 친구는 메론빵을 먹더니 소보로빵에다가 설탕 부어넣은 맛이라고 생각보다 별로라고 한다.
(이것이 바로 일본의 메론빵이다)
그리고 우린 하카타버스 터미널에서 다자이후로 가는 버스를 탔다.
친구녀석은 몸집이 커서 옆에 앉으면 좁아서 우리는 각개전투를 하기로 하고 따로국밥처럼 따로따로 앉았다.
그리고 약 45분정도가 지나서 우리는 종점인 다자이후에 도착하였다.
나오자마자 무더위의 위력을 체감할 수 있을정도로 땀이 줄줄났다.
(여기가 바로 다자이후)
일단 내리자마자 자판기에가서 칼로리가 ZERO인 제로콜라를 사서 흡입했다.
내 몸에 가까운 물 포카리스웨트를 먹고 싶었지만 칼로리가 들어있어 패스했다.
그리고 자판기 바로 옆에 있는 관광 안내소에 가서 우린 다자이후 관광지도를 받아왔다.
다자이후 여행코스로는 약 10가지의 루트가 존재한다.
다자이후를 시작기점으로 신사와 박물관 유적지등 다양한 볼거리가 존재하고 있다.
일단 우리는 날씨가 더우니 다자이후 역 바로 앞에 있는 신사에 방문하기로 하였다.
다자이후 신사를 가기전에는 아사쿠사처럼 일본의 전통거리가 있는데 여기서 가장 유명한 것은 머니머니해도
우메가에모치(梅が枝もち)라고 있는데 이건 우리나라 찹쌀떡을 구운것과 화로에 구운 맛과 비슷하다.
(이것이 우메가에모치)
사전에 이것에 대한 소문을 친구에게 알려주었고 친구와 나는 다자이후에 도착하자마자 이것을 사먹으로 다녔다.
내가 추천해주는 우메가에모치 맛 집은 그냥 사람들이 가장 많이 줄서있는 곳이다.
왜냐하면 이건 따끈따끈베이커리처럼 따끈따끈 할 때 먹어야지 그 맛을 느낄 수 맛있는데 사람들이 줄 안 서있는 곳은 다 식고 미지근해서 싱싱한 상태로 맛을 음미 할 수 없기 때문이다.(나루호도)
(던전으로 가는 입구부분)
우린 우메가에모찌를 먹고 신사로 향하였다. 신사로 가는 길에 너무 험난하고 더워서 그림자가 있는곳으로 피해다녔다.
"어~! 머냐 저건? 설마... 그거냐 저게?"
친구가 손가락으로 누군가를 가르켰다.
(이누야사에도 나왔던 무녀)
바로 신사를 지키는 무녀였다.
흰색 소복에 아래쪽에는 고추장색 치마를 입고 있는게 특징적이다.
"뭐야~! 명색이 무녀인데 왜 안 예쁘냐?"
"우리나라 민속촌에도 요즘 관광객 유치를 위해 한복입은 알바생들 예쁜애들을 많이 고용하는데 일본은 그렇지 않나봐..."
"제길... 영상물에서 본 무녀들은 다 예뻤는데 역시 현실은 다르군."
친구의 한탄이 쏟아져 나왔다. 나도 많은 신사와 일본 각지의 신사를 다녀왔지만 무녀가 예쁜곳은 본 적이 없다.
아주머니 무녀도 많으시고 아마 예쁜무녀가 있었으면 일본의 얼짱 해녀처럼 티비에 또 소개되었을지 모른다.
(얼짱 해녀로 알려진 일본해녀 지금은 그만두고 수족관직원으로 전향)
웰스트리트에는 블스원샷처럼 성난 황소가 한마리가 있는데...
(요렇게 생긴 불스원샷)
다자이후의 황소는 웰스트리트의 황소와 달리 팔자좋게 누워있다.
일단 여기서 친구녀석 사진을 한 장찍어주고 다음장소로 이동을 해보기로 하였다.
그리고 다자이후 신사 위쪽으로 가면 박물관등 여러가지가 볼거리가 있는데 친구녀석이 이런걸 좋아할지 안할지 몰라서 그늘에 앉아서 지도를 보여주며 친구녀석의 의사를 물어보기로 하였다.
"야... 위쪽에는 또다른 신사가 하나 있고 저쪽에는 박물관이 있어..."
"박물관은 실내니 시원 할테니... 박물관으로 갈래?"
친구녀석이 부채로 부채질을 하며 나를 물그러미 바라본다....
그리고 올망똘망한 눈동자로 나에게 뭔가 애원하는 눈빛을 보내며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너... 내가 지금 가장 가고 싶은 곳이 어딘지 알아?"
난 분명히 EZ선답을 주었는데 이 녀석이 이런 애매한 대답을 하는 것으로 보아 이 녀석은 두개다 가기가 싫어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척하면 척척박사님이다)
그렇다면.....
"헉~! 마사카!!!!(설마) 너~ !!!!!"
나는 정말로 이건 아니겠지???? 하고 설마설마 하는 마음으로 친구에게 살며시 말을 건냈다.
"너 설마... 지금 가고 싶은곳이 우리가 어제 묵었던 인터넷카페는 아니겠지?"
친구녀석은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브라보~!! 역시 넌 내 친구야... !!!! 어떻게 내 마음을 이렇게 잘 아냐~!"
"이제 내 마음 말고 여자들 마음도 좀 알아서 연애도 하고 결혼 좀 해라~!"
"우리 빨리 인터넷카페로 돌아가서 아이스크림 흡입하고 낮잠 좀 자자 군대에서도 더운 여름날은 오침시켜주자나 ㅋㅋㅋ"
아니... 설마설마...
(여기까지 왔다가 우린 돌아갔다 ㅋㅋㅋㅋ)
이럴수가... 우리 여기 온지 지금 딱 15분 지났는데....
"야... 우리 지금 버스타고 1시간 넘게와서 도착한지 15분 되었는데..."
"정말 이대로 돌아가도 되? 너 일생에서 다시는 이런데 올 기회가 없어?"
나야 물론 상관없다 작년에 1~10번 코스를 모두다 다녀왔으니 한번 다녀온 곳을 또 가는것이기 때문에 안 간다고해서 후회 될 건 없었다.
어차피 차비랑 음료수랑 모찌값도 전부 친구가 냈으니 손해는 없다.
그리고 솔직히 나도 더워죽겠다.
마음 한 구석에는 그냥 안 보고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50%이상 있었다.
"어~ 어차피 여행이란 쉴려고 온거지 유격훈련처럼 극기훈련을 하러 온 게 아니자나~!"
라며 이야기를 한다. (뭐... 구구콘처럼 구구절절 맞는말이다. 쉴려고 여행온거니...)
우린 다자이후 1번 코스도 여행을 다 끝마치지 않은체 다자이후에 도착한지 15분도 안 되서 다시 원래 출발했던 곳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_-;
돌아가는 길에 우메가모찌말고 다른게 파는게 있어서 친구녀석은 발걸음을 멈추었다.
"야~ 이거 설마 그거 아니냐?"
(원래 저 위쪽으로 올라가면 볼것이 더 많은데 우린 더워서 안 갔다)
친구녀석이 가르킨것은 다름아닌 나가사키 카스테라였다.
나가사키는 흰국물의 짬뽕도 유명하지만 카스테라도 유명하다.
"이랏샤이마세~"
가게 직원이 우리에게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한다.
"응... 니가 생각하는 그거 맞아..."
친구녀석은 카스테라를 보면서 말한다.
"이거 한국거랑 일본거랑 맛이 많이 다르냐? 생긴건 완전 똑같은데..."
나는 점원에게 혹시 시식을 할 수 있냐고 물어보았다.
일본은 화과자라던가 오미야게류(만쥬나 경단)류는 대부분 사기전에 시식을 해볼 수 있다.
여자직원은 물론 가능하다면서 아래쪽 선반에서 시식용 카스테라를 꺼내고 있었고 꺼내면서 나에게 어디서 왔냐고 물어보았다.
그 말을 듣고 나는...
"한국이요~!"
라고 말하자 웃으면서...
"우와~ 그런데 일본어 잘하시네요~"
라고 또 세일즈용 립서비스를 하길레 ...
"에이... 그런 입에 발린말은(일본어로 오세지라고 한다 [おせじ]) 야메떼구다사잉~잉잉~"
라고 하니 여자직원이 피식 웃는다...
친구녀석은 우리 둘이 웃고있자 이 상황이 이해가 잘 안 가듯...
"우와... 이 자식 이번엔 맥주공장 여직원에 이어서 카스테라 판매점 여직원에게 또 작업거네.... 아주 초고수야 초고수~!"
(위쪽으로 올라가면 요런것도 있다)
진짜... 친구녀석은 내가 여자랑 그냥 인사치례로 이야기만 해도 불순한 의도로 작업을 거는줄안다.
"아니야~ 임마 시식용 카스테라를 꺼내달라고 말 한것뿐이야..."
여자점원은 3종류의 카스테라를 나에게 가져왔다.
"맛은 치즈맛과 오리지널~ 그리고 크림 맛이 있어요"
라면서 3가지의 카스테라의 맛을 소개시켜주었고 친구녀석은 그나마 자기가 알아 듣는 크림과 치즈가 나오자 나에게 소리친다.
"야~! 이거 지금 크림이랑 치즈라고 한거지? 맞지??"
라고 말하며 어떻게든 우리둘의 대화에 끼어들려고 한다.
"응 ~ 니가 생각한 그대로다.... 한 번 먹어봐~"
친구녀석은 3가지의 카스테라를 한 입씩 먹어본다.
여자점원은 나에게 일본은 어때요? 라고 물어본다.
(이 노루를 보고 노루표 페인트 주식을 조금 샀는데.... 그 다음날 12% 상승해서 상당히 좋았던 기억이 있다)
나는 여자직원에게...
"얏빠리... 일본은....시케가...(일본어로 습기는 시케(しけ)라고 말한다)가 많아서 한국보다 더 더운것 같아요"
이 말을 듣자 친구녀석은 갑자기 자기가 아는 단어가 나왔다고 생각해서인지
여자직원에게 큰소리로 소리친다.
"KOREA 넘버원 식혜~ 비락식혜"
-_-;;; 친구녀석은 일본어로 습기가 시케라는 단어인데 이걸 식혜로 들어서 한국의 식혜에 대해서 이야기 한 줄 알았나 보다....
"야... 이번엔 그거 아니야... 전혀 다른 이야기 하고 있었어...."
친구녀석은 날 또 한 번 바라보더니...
"미안.... 내가 또 모르면서 깝쳤네.... 쏘리..."
라면서 고승덕 변호사처럼 자신의 잘못을 시크하게 바로 인정했다.
친구녀석은 잘못하면 그 자리에서 시크하게 잘못을 인정하는 점이 그나마 마음에 든다)
(미안하다)
"야... 카스테라는 좀 아닌거 같아... 카스테라는 역시 강남역 6번출구 뉴욕제과가 짱인것 같아~"
친구녀석이 내게 말했다.
"오... 찌찌뽕... 역시 너도 카스테라에 대해서 뭔가 좀 아는군... 사스가 뚱뚱한 미식가~"
(역시 신발하면 강남역 ABC뉴욕제과지)
그래서 우리는 카스테라를 구입하지 않고 다시 버스를 타고 하카타역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2. 긴급상황
다자이후까지 버스를 타고 이동한 시간이 왕복 2시간이 넘게 걸렸는데 구경시간은 단 15분이라니...
이건 정말 기네스북에 올려도 될 만한 기록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다시 우린 다자이후역에서 버스를 타고 하카타역으로 돌아갔다.
하카타역 근처 인터넷카페에 가서 아이스크림과 음료수를 흡입후 샤워후 낮잠을 자고 난 뒤에 우린 오후 4시쯤 인터넷 카페를 나왔다.
오늘 남은 일정은 후쿠오카타워 구경과 모모치해변가기와 그리고 저녁식사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여름이라 그런지 일본은 오후8시나 되야지 해가진다.
여기서 한가지 책에도 안 나오는 재미있는 사실을 하나 배워보자~!
실제로 일본과 우리나라는 시계상으로 시차가 없다고 하지만 분명 시차는 존재한다.
나처럼 매주 한국과 일본을 왔다갔다하는 사람들은 충분히 느낄수 있을 것이다.
(노숙의 생명은 빠른 스피드다)
필자가 한국에서 자전거여행을 갔을때는 10월을 기준으로 일본과 한국과 같은 날짜에 자전거여행을 한 적이 있었다.
한국은 오전 5시면 해가떠서 빠르게 자전거여행을 출발할 수 있었지만 일본은 오전6시가 되야지 해가뜨기 시작했다. 그대신 한국은 해가 1시간정도 빨리졌고 일본은 1시간정도 해가 늦게 저물었다.
시계는 똑같지만 실질적으로 체감을 할 수 있는 시간은 약 1시간정도 시차가 존재한다.
오후 7시쯤 여기서 후쿠오카 타워로 출발하기로 하고 우린 근처 쇼핑몰에서 시간을 때우기로 하였다.
거기서 우린 오락실을 발견하고 친구는 한국에서 200원이면 할 수 있는 철권6을 굳이 일본와서 1000원이라는 거금을 들여하려고 한다.
일본온 기념과 곧 있으면 다가올 광복절 기념으로 일본놈들을 철권으로 박살을 내주겠다면서 게임을 하기 시작했고 나는 갑자기 배가 아파서 친구녀석보고 여기서 꼼짝말고 게임을 하고 있으라고 말한뒤 화장실로 달려갔다.
그런데 오락실에 있는 화장실 변기가 양변기가 아니라 쭈그려 앉아식 변기라서 마음에 안 들어서 양변기가 있는 화장실을 찾아가서 볼 일을 보기로 하였다. (일본과 중국은 우리나라와 달리 아직도 쭈그려 앉아식 변기가 많이 있다)
쇼핑몰 3층에는 내가 원하던 양변기가 존재하여 시원하게 볼 일을 본 뒤 다시 오락실에 왔는데 친구녀석이 없는것이다.
아니... 이 녀석 또 예쁜여자 발견해서 그거보러 따라간거 아니야?
라고 추측을 해보고 오락실이랑 그 근처를 삽살개처럼 샅샅히 뒤져보았지만 친구녀석은 좀처럼 찾을 수 없었다.
핸드폰으로 카톡을 보냈는데도 답변이 없자 왠지 불길한 느낌이 들어서 큰 마음 먹고 전화를 했다.
설마 철권 하다가 빡쳐서 일본애들이랑 즉석에서 현피떠서 경찰서라도 가지 않았나?
생각도 들고 내심 불안했다.
아... 이게 바로 부모님들이 애들을 학교에 보내고 밤 10시 넘게 집에 안 들어오면 걱정하는 그런 마음인가 보구나 ...
내심 부모님의 마음을 느끼게 되었다.
친구녀석이 전화도 안 받고 왠지 사태의 심각성을 느껴 쇼핑몰 안내센터에 가서 안내방송을 부탁했다.
그런데 안내방송 센터에가서 친구를 찾는다고 방송을 해달라고 하면 왠지 전화를 해보라고 하던가 아니면 이런걸로 방송을 해줄 수 없다고 할 것 같았다.(내가 생각해봐도 그렇다)
그래서 거기가서 어쩔 수 없이 선의의 거짓말을 하였다.
"저기 ... 제 아들이 지금 미아가 되었습니다. 5살짜리 남자애고요 안내방송 한 번 부탁드립니다."
그러자 안내원이 어디서 미아가 되었냐면서 거기 근처에 있는 경비원에게 연락하여 찾아볼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한다.
그렇게 하면 나의 거짓말이 모두 뽀록나기 때문에 안내방송 직원에게...
"괜찮아요. 우리 아이는 똑똑하니까 안내방송을 하면 지가 알아서 찾아서 올 겁니다."
라고 말하니 직원이...
"아니...그렇게 똑똑한 애가 길을 잃어버려 미아가 되요~"
훈계하듯 나에게 말한다 -_-;
듣고보니 맞는 말이라서 차마 대꾸 할 수 없었다.
미아가 된 아이 이름이 어떻게 되냐고 물어보길레...
"박전분(가명)이요"
라고 말하니 안내방송을 시작한다.
"한국에서 오신 박상 박상 미아보호소에서 아버지가 급히 찾고 있으니 이 쪽으로 와주시기 바랍니다(일본어로 방송)"
......
.....
..
.
"으악... 시맛따(당했다)!!!"
아... 안내방송자체가 일본어로 나가니 친구녀석이 이걸 들어도 자기 이야긴지 모를것이다.
그리고 또 박전분의 풀네임이 아니라 박상이라고 방송하니 친구녀석은 최홍만친구 밥샵이나 밥상 같은걸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물론 미아보호소로 오라고 한 이야기 조차 알아듣지 못 할 것 같다.
그래서 안내직원에게 한국어로 방송 해줄 수 없냐고 물어보니 그건 힘들다고 한다.
"자녀분 일본에서 거주하고 있는거 아니었어요? 일본어 못 해요?"
라고 해서 우린 잠시 일본으로 여행을 왔고 나는 전공이 일본어라서 일본어를 할 줄 안다고 했다.
그래서 점원에게 양해를 구하고 내가 한 번 방송을 하면 안 되겠냐고 물어보았다.
직원은 이것빼고는 다른 방법이 없을 것 같아서 나보고 방송을 해보라고 한다.
아... 이게 얼마만의 안내방송이냐...
내가 회사 다닐때도 회사에서 5년을 넘게 일했어도 이상하게 우리 지점은 젊은 직원이 하나도 없어 제일로 짬이 안되는 내가 맨날 안내방송이나 점심시간에 명상의 시간 같은 낭독서 같은걸 읽고 방송했다.
내가 방송 할 때마다 목소리톤이 저음이고 힘이 없다고 잔소리하는 노친네들이 참 많았다.
이번에는 아마 그런게 없으니 마음 편히 방송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아아... 마이크 테스트..."
한국에서 방송하던 멘트를 습관성 탈골처럼 습관적으로 순간 뱉어버렸다.
그리고 또 순간적으로...
"경비실... 아니 관리사무소에서 안내말씀 드립니다. 박전분 어린이 지금 부모님이 애타게 찾고 있습니다. 3층 화장실로 와주세요~푸웁..."
하고 방송을 하는데...
중간에 내가 생각해도 이 상황이 너무 웃겨서 그만 빵터지고 웃음이 났다.
그 주변에 있던 일본사람들은 자식을 잃어버렸는데 내가 너무 여유롭고 거기다 웃고 있으니 참으로 이해가 안 될 행동이었을 거다.
그리고 안내방송 직원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우리 아들은 일본어를 못 하니 여길 못 찾아 오니 다른 장소에서 만나기로 하였다고 말하고
감사인사를 모두 끝내고 나는 3층 화장실로 급하게 달려갔다.
화장실에 갔지만 친구녀석은 아직 보이질 않았다.....
이 건물을 빠져나간게 아닌가?(역시 현피는 남들이 안 보이는 곳에서 해야지)
왠지모를 불안감이 엄습해왔지만 3분카레와 같이 3분이 지난뒤 친구녀석은 모습을 나타냈다.
"야이 미친x아~ 어디갔었어~ 계속 찾았자나~!! 해외와서 이게 무슨 망신이냐~"
친구녀석은 실내인데도 불구하고 땀을 뻘뻘흘리면서 다급한 표정으로 나에게 말했다.
"야~ 큰일났어... 오락실에서 핸드폰을 잃어버렸는데... 누가 뽀려갔나봐~!"
아... 그래서 아까 전화가 안 된거였구나.
일단 첫번쨰 수수께끼가 풀렸다.
친구녀석은 보기와는 안 달리 상당히 털털하다. 옷차림부터가 남들과 다르다. 항상 만날때도 동네마실 나오듯 슬리퍼에 츄리닝바지와 반팔티셔츠를 입고 지갑역시 들고 다니기 귀찮다면서 돈도 현금을 주머니에 꾸겨서 가지고 다닌다.
여행중 밥먹고 선글라스라던가 돈을 떨어트리고 다니는 것만 몇 번을 보아서 그 때마다 내가 챙겨주었는데 내가 잠시 자리를 비운사이 이 녀석은 예상대로 일을 저질러버리고 말았다.
"아씨.. 아직 핸드폰 할부금도 많이 남았는데... 야 해외에서는 휴대폰 주워서 지내꺼 유심꼽아서 쓰면 전파인증 같은거 없이 맘대로 쓸 수 있는거 아니야? 그래서 택시기사들이 핸드폰 주우면 필리핀 같은 동남아로 팔아먹는다고 하잖아"
라고 한다.
이녀석이 우리 생활에 참 필요없는 이런 잡식도 알고 있었다니..
역시 이녀석은 잡식성 동물이었던건가 ???
"야.. 일단 분실물센터에 가보자..."
우린 분실물 센터에가서 잃어버린 분실물 관련 서류를 작성했다.
"이야... 너~ 짱이네... 일본어 말만 하는게 아니라 글도 쓸줄 아는군... 역시 고수야"
와... 내가 왜 이녀석을 일본까지 데려와서 이런 생고생을 사서하고 있는건지 모르겠다.
일본에 오래 있었지만 난 단 한번도 물건을 잃어버리거나 사고난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이녀석 때문에 이런 경험도 해보게 되었다.
서류를 모두 작성하고 직원에게 제출하였지만 아직 접수된 물건중 핸드폰은 없다고 한다.
그래서 우린 오락실로 다시 갔고 친구녀석은 어떤 남자를 가르키더니...
"야... 아까 나 다음에 게임을 한 사람이 저 사람인데 저 사람이 범인이 아닐까? 내 추리가 맞다면 저 녀석이 범인이 확실해"
이 녀석 명란젓 코난처럼 추리쑈를 시작한다.
친구가 가르킨 사람은 신주큐 스완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노랑머리에 초사이언처럼 머리를 빳빳이 세운게 왠지 양아치 같이 생겼다.
섵불리 말을 걸었다간 왠지 모르게 공격당할 수 있을지 모른다..
코난처럼 마취총이라도 있다면 녀석을 기절시켜버릴텐데 아쉽게도 마취총 같은건 가지도 있지 않았다.
거기다 일본은 실내에서도 흡연이 가능해서 오락을 하면서 담배까지 꼴아물고 있으니 정말 양아치처럼 보였다.
(신주쿠 스완주인공)
왠지 가서 말을 걸면 꼴아보면서...
"테메에~~~(이 자식)"
하면서 뭐라고 할 것 같은 이 분위기 어떻게 해야될지를 모르겠다.
아...애초에 내가 대체 왜 이녀석과 일본여행을 온 걸까?
이녀석이랑 여길 안 왔으면 지금쯤 배드민턴 클럽가서 여자애들이랑 미녀들의 수다처럼 수다나 떨면서 이야기나 하고 있을텐데...
왜 이런 고유가 시대에 이녀석과 해외여행을 같이 왔을까?
내가 정말 미쳤지...
고대문명을 창조하셨던 소크라테스 할아버지의 말처럼...
"인간은 혼자 태어나 혼자 죽고 여행은 혼자 가는게 진리다"
라는 말은 트루인것 같다.
(왠지 이런 녀석들에게 말을 걸면 이럴것 같았다)
아.. 그래도 친구녀석 앞에서 한 번쯤 가오를 잡을 수 있는 기회라 생각되서 ...
그녀석에게 살포시 성큼성큼다가가 말을 걸었다....
"지금이 순간이 꿈이라면 살며시 너에게로 다가가 모든걸 고백 할텐데...."
아... 갑자기 세일러문 주제가가 머릿속에 맴돌았다.
"아노... 스스스스...스이마셍~"
내가 말을 걸자
그녀석이 나를 꼴아본다.
"괜찮아... 다이죠부 ....나는 여기서 외국인이야..."
"만약 여기서 녀석이 만약 나를 때릴경우...이건 한일외교에 큰 차질이 생겨. 그리고 .해외토픽과 전세계 모든 뉴스에 내가 나올 것이고 싸이처럼 유명세를 타겠지.... 그리고 나는 국제변호사로 로버트 할리를 선임 할 거야...."
라는 완벽한 플랜이 있기에 그에게 말을 걸 수 있었다.
"에? 무슨일인가요?"
생각보다 차분한 목소리...
중고나라 안심거래처럼 일단은 안심 할 수 있었다.
"저기... 여기 있던 핸드폰 혹시 못 보셨써요? 제 친구가 여기다 올려놓고 갔는데 ... 없어졌다고 해서요"
그러자 그 녀석은 기다렸다는듯이...
아~! 그거 아까 점원에게 분실물이라고 넘겨주었어요. 아마 점원에게 물어보면 받을 수 있을거에요 ^^
역시 사람은 겉모습이 전부인듯 생각보다 차분하고 친절하게 나에게 말을 해주었다.
그리고 친구와 나는 다시 분실물 센터로 달려갔다.
다시 분실물센터에가서 아까 들었던 내용을 설명하니 분실물 센터직원이 다른직원에게 무전으로 연락을 하였고 이윽고 직원 한 명이 다가와 핸드폰을 친구에게 건내주었다.
그리고 우린 최초에 접수했던 분실물 서류에 확인서와 싸인을 한 뒤 무사히 거길 빠져 나올 수 있었다. (일본은 분실물을 잃어버리면 우리나라와 달리 절차도 복잡하고 힘들다.)
오늘은 더 이상 큰일이 없이 이정도에서 끝나나 싶었는데...
이건 나만의 착각의 늪이었다.
이정도 에피소드 가지고 여행이 끝났다면 친구와 절대가지 말아야될 후쿠오카 여행 후기도 안 적었을지 모른다.
친구와 나의 끔찍하고 험난한 여행은 이제부터가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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