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친구들과 함께 일본여행 아니 해외여행을 같이 가본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친구들은 다같이가자고 했는데 막판에 전부 취소를 해버렸다.
군대가기전에는 친구가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같이가자고 했을때 나는 흔쾌히 수락을 했고 나는 비행기발권과 일정을 모두 끝마쳤다.
(11년전 처음갔던 일본의 그 문화적 충격이란...)
미국이나 유럽을 가고 싶었지만 지금과 달리 군 미필자들은 단기여권을 가지고 타국에서 14일이상 체류할 수 없으며 9.11테러 이후로 미국비자심사가 강화되어서 군대가기 일주일도 안 남은 우리들에게는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일본밖에 없었다.
그런데 친구녀석이 여행갈 돈을 안 마련해놨다고 막판에 취소를 해버려서 나 혼자 일본으로 떠나게 되었다.
그당시에는 영어도 일본어도 한 마디도 못 하는데 혼자갔다가 돌아올때 비행기도 놓치고 신용카드도 안 가져가서 빈털털이 신세로 정말 산전수전 고생을 다하고 왔다....
그게 전화위복이 되었는지 덕분에 그 뒤로 일본문화에 관심이 생겨서 일본으로 유학도 떠나게 되었고 지금에 내가 있는지 모른다.
그 뒤로 나는 태어나서 누구랑 같이 해외여행을 떠난적이 한 번도 없다.
그래서 내가 찍은 사진에는 죄다 풍경밖에 없다. 풍경사진을 찍는게 취미가 아니라 나 혼자라서 풍경밖에 없다.
소심한 성격이라 카메라를 남들에게 맡겨 찍어달라고 하면 누가 가지고 도망갈까봐 사람들에게 찍어달라고 부탁도 못 한다 -_-;;;
(내 여행사진에는 언제나 풍경사진뿐)
그리고 최근에 나와 같이 또 여행을 가자고 하는 사람이 생겼다.
아는 형님인데 일본가서 나와 같이 배드민턴도 치고 놀러가자고 해서 나는 내가 현재 활동하는 일본배드민턴 클럽에 양해를 구하고 숙박시설이나 여행코스를 다 잡아놓았다.
그런데 출발 4일전에 이 형님이 갑자기 연락이 와서 바빠서 못 가게 되었다고 한다.
젠장... 숙박업소나 이것저것 예약은 내가 다 했는데.....
정말 혼자 시간들여서 이런걸 준비한 내 자신이 한심스러웠다.
그리고 또 한명은 또 아는 형님인데 이번에 가족이랑 일본여행을 가려는데 나보고 가이드 좀 해달라고 했다.
이 형님은 한국에서 배드민턴A조라 상당히 배드민턴을 잘치시는데 나와 같이 일본 배드민턴대회를 출전하는 조건으로 나는 이 형님을 가이드 해주기로 하였다.
티켓과 숙박업소를 내가 다 예약해주기로 했는데 출발이 얼마 안 남아서 배를 예약하려고 여권번호를 불러달라고 하니...
"어??? 일본가는데 여권이 필요하나? 제주도도 가는데 여권필요없던데... ??"
으아... 해외여행가는데 여권도 안 만들어놨다...
젠장할... 결국 이 여행도 취소가 되었다.
(결국 일본 배드민턴대회도 일본인친구와 같이갔다 한국의 위상을 높이고 오고 싶었건만 ㅠ_ㅠ)
원래 아무것도 안하고 있었고 더욱더 격렬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 생각없던날 고등학교 동창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친구가 8월에 일을 그만두고 좀 쉬는데 ...
일본에 좀 놀러가고 싶다. 니가 가이드 좀 해줘라....
라고 연락이 왔다.
8월달은 내가 활동하는 일본배드민턴 클럽이 휴가철이라 활동도 안하고 그 사실을 모르고 나는 일본가는 티켓을 끊어놨기 때문에 어차피 일본 가봤자 별로 할일도 없는거 오랜만에 고향친구나 만나며 고향만두 먹으며 이야기나하며 기분 전환을 하자라고 마음을 먹고 친구와 다음주 후쿠오카를 가기로 하였다.
머... 나야 .....매주가는 일본이지만 친구는 해외여행은 처음이니 얼마나 설레발을 칠까..
문제는 이번에는 절대 내가 준비를 안 한다. 친구보고 알아서 여권만들고 배표를 끊어오라고 했다.
친구는 잘 못 한다고 나보고 좀 도와달라고 했지만
자기의 일은 스스로하자 정신의 재능스스로교육 선생님의 정기를 이어받아 거절했다.
그래도 부처님처럼 자비로는 이 몸은 예약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전화로 간략하게 설명해주었다.
그리고 얼마뒤 친구녀석에게서 카톡이 왔다.
친구녀석은 본인인증이 안된다고 나보고 대신 해달라고 졸랐다.
하지만 호랑이는 새끼가 태어나면 절벽 위에서 일부러 떨어트리고 콘프레이크를 먹여 강하게 키운다는 옛말처럼 나는 친구를 강하게 키우기 위해(be strong) 해당 회사에 전화해서 알아서 해결하라고 알려주었다.
그리고 친구는 결제를 성공하였다. 하지만 시행착오 때문에 싼 티켓을 다른사람들이 다 끊어버려서 일반티켓 밖에 구할 수 없었다;;;(사실 이럴거면 그날 당일가서 그냥 표를 구입해도 되는데 뭐하러 이런 생고생을 -_-;;)
그리고 어제 블로그에 적은 포스팅대로 우리는 숙소도 예약을 안하고 출발한다 -_-;;;
예약안하고 프리하게 그냥 인터넷 카페에서 잠을 잘 생각이다. (물론 둘다 짐도 별로 없다)
8월8일-8월11일 2박3일간 친구와 여행을 갈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땀이난다.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훨씬덥고 특히 큐슈는 오사카보다도 더 더운데.....
아 ... 이 날 더운날에 밖을 왔다갔다하면 아기같은 내 뽀송뽀송한 피부가 부시맨처럼 시커멓게 타버리는게 아닌가 하는 걱정도 든다.
밤에 식사 할 때빼고는 혼자여행하는게 편하고 좋은데 특히 일본에 가면 나는 밤에 심야영화를 보고 오는데 일본어를 못 하는 친구를 데리고 극장에 갈 수도 없는몸이니 (이번주에는 진격의 거인을 보고 올 생각이었는데 !!!)
논개처럼 이 한 몸 희생해서 친구를 가이드 해줄 수 밖에 없는것인가....
이게 과연 피서를 가는건지 아니면 지옥의 불구덩이로 끌려가는건지 알 수가 없다.
과연 이번에야 말로 아무탈 없이 무사히 친구와 해외여행을 갈 수 있을것인가?
아니면 꺼진불도 다시보자 캠페인처럼 막판에 갑자기 친구녀석이 취소가 될 것인가?
이리저리 어찌되었던... 기대는 0.1%정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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