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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여대생과 카풀체험기

여대생과 카풀 체험후기 (part1.만남)

part1. 카풀에 대한 안좋은 추억


 

카풀이라는건 11년-12전쯤? PC통신 넷츠고 시절에 처음알았었다. 당시는 인터넷이라는것이 있긴했지만 활성화되지 않았고 PC통신모임이 더 유행이었다. 넷츠고와 나우누리등 여러가지 PC통신을 사용했는데 사용 할 때 아이디가 어머니 아이디 였다.

 

 

피씨통신은 아이디는 마음대로 사용가능하고 그 옆에는 실명이 떠있었다.

 

카풀을 해달라고 게시판에 글을 쓰니까 쪽지와 코멘트에 전화를 남기는 사람이 엄청많다.

 

내기억으로는 당시 넷츠고 브라우저가 불안해서 쪽지가 와도 자꾸 싶히는 경우가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코멘트에 전화번호를 남기는 사람들이 엄청 많았다. (그 당시에는 카톡이라는 것도 없었음)

 

 


처음에 스키장 갈 때 심심하고 기름값 아끼기 위해 이렇게 여러사람과 같이 가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카풀 해준다는 사람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상대방들은 당연히 남자들이었다.

 

 

 

"따르릉..."


"여보세요?"


"네~ 저 게시판에 글쓴 카풀한다는 사람인데요..."

 



상대방은 내 목소리를 듣고 혹시 남자냐고 물어봤다.

 


"네~ 저 남자에요. 네 미성년자는 PC통신가입에 제약이 많아서 옛날에 부모님걸로 가입했었거든요" 

 


그러자 상대방은 갑자기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죄송합니다. 지금 저희 카풀은 남녀 인구수 비율을 맞춰야되서요. 여자분만 모집하는데 남자분이라서 안되겠네요. 죄송합니다."

 


 

그리고 전화를 끊었다.
 

 

 

이게 뭔.... 히드라 침밷는 소리인지... 

 

 


무슨 마린과 메딕이 러커잡으로 가는것도 아니고 남녀 인구수를 맞춰야 되는게 이해가 안 갔다.

 



 

그리고 인터넷이 보급 된 이후로도 카풀을 많이해봤지만...  


남자가 게시판에 카풀요청을 글쓰면 거의 연락이 안 온다. (한 달동안 글을 썼지만 단 한번도 연락이 안 온적도 있다)
 

 

 

 

하지만 ....

 

 

 

"스키장 여자가 카풀요청이요 여자2명 입니다.."

 

 

 


이런식으로 글쓰면 순식간에 리플이 30개 넘게 달리면서 서로 카풀을 하려고 난리법썩을 친다. 진짜 남자들 너무하다...

 

 

 


이런 늑대같은 놈들...

 

드럽고 치사해서 이젠 카풀따윈 안 한다 무조건 버스만 타고 다니리...

 

 

 

그렇게 세월이 흘러서 나는 작년 중순에 중형차를 새로 구입하게 되었고 이제는 내가 카풀요청을 하는게 아니라 카풀을 지원하는 입장이 되었다.

 

 

 

 


part2. 카풀은 쉽지 않다.

 

 

예상외로 카풀을 지원하는 것도 쉽지 않다.

당일날 글을 올리면 연락오는 사람이 거의 없고 카풀지원도 거의 일주일전에 글을 올려야지 연락이 오는 경우가 한 두건 있다.


여자들이 카풀구해요 하고 글을 올려도 나는 절대 연락하지 않았다.

 

그들이 만약 내 글을 보고 연락을 하면 카풀을 해줄지 언정 여자라고 일부러 그들에게 내가 직접 연락을 하면서까지 카풀을 하고 싶은 생각은 죽어도 없다.

 

저번주 황금연휴에 부산에서 서울에 일이 있어서 차를 가지고 서울로 오게 되었다.


서울에 온김에 3월1일-3월2일 하이원 리조트로 스노우보드를 타러가기로 하였다.

 

 

 

이번이 하이원 시즌을 마지막으로 마감하는 자리라서 이번엔 점프도 마스터하고 정말 최선을 다해서 타고 올 생각이었다.

 

 

 


이곳저곳 동호회에 카풀요청 게시판에 글을 올렸으나 연락이 온 사람은 딱 1명 이었다.


남자분이고 나이대는 30대 연령도 비슷하고 나와 일정도 같기 때문에 이분과 1박2일을 함께 보낼 예정이었다.

 

이 분과는 아침 8시10분에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다.

 

 


전날에 모임이 있어서 밤에 늦게까지 잠을 안 자고 있었는데...

 

갑자기 새벽에 카톡이 울렸다.

 

 

 

 


"저기 오늘 카풀 가능 할까요?

 

 

 


....

 

 

이 시간에 카톡을 보내다니... 허허 참...

 


카톡사진을 보니까...

 

여자분이었다...(그리고 예쁘다)

 

 

 

 

인원을 물어보니 자기 혼자라고 한다. 아니 여자 혼자서 스키장을 가는건가?

 


참 신기하네??? 프로필 사진을 보니 이쁜데...같이 갈 남자친구는 없는건가?

 

 

아니면 남자친구가 스키장에서 기다리는건가?


뭐... 어차피 내가 알바가 아니고 나는 카풀하고 돈 만 받으면 되니 카풀을 수락하였다.

 

 

여자분은 카풀을 왕복으로 신청하지 않고 편도로만 신청을 하였다.

 

 

나는 해외여행을 정말 자주가는데 거기가서도 사람들과 약속을 잡으면 여자들은 약속을 잡으면 항상 늦게 나오는 습성이 있어서 이 여자분에게는 약속시간을 8시로 남자보다 10분 일찍 알려주었다. 어차피 늦게 올거라 생각되었되었다.

 


아니 아예 안 올것 같았다. 지금 시간이 몇 시인데...

 

내일 분명히 늦잠자서 못 온다거나 30분쯤 늦는다고 핑계되겠지?

 

 

 

그럼 알 짤없이 버리고 가야지...

 

 

여자들을 우대하고 여자라서 당연히 남자들이 뭘 해줄걸 바라는 여자들에게 신물이 난 상태라 여자라고 특별히 우대해 줄 생각은 전혀 없었다.

 

 


part3. 이런 말도 안돼!!

 

 

그리고 카풀 당일 날...

 

나는 상상하지도 못 한 일이 벌어져 당황하게 되었다.

 

 

 

약속시간 10분전....


남자는 약속시간에 40분정도 늦을거라고 연락이 왔고 여자분은 오히려 약속시간보다 10분정도 빨리 도착할 거라고 연락이 왔다 -_-;;;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정말 이번에는 상상조차 하지 못 했던 일들이 너무 많이 벌어져서 당황스러웠다.

 

일단 여자분에게 천천히 오시라고 카톡을 주었다.
 

그런데 여자분은 이미 출발했고 약속장소에 거의다 왔다고 한다.

 

 

 

 

그래서 어쩔수 없이 일단 여자분을 태우고 집근처 주차장에 가서 남자분을 기다리기로 마음 먹었다.

 

그리고 얼마후 여자분에게 전화가 왔다.

 

 

 


지금 약속장소에 나와있으니 빨리 태워달라고 연락이 왔다.

 

약속장소에 나갔는데...

 


3.1절이라서 그런지 약속장소에 사람이 한 명도 없고 저 멀리서 여자분 한명이 핸드백을 들고 서 있다.

 

 

 

헉.... 이럴수가...

 

 

스키장을 가는데 정말 이해가 안되는 패션이었다.


킬힐에 핸드백....

 

 

전혀 스키장을 가는 옷차림이 아니었다.

 

 

 

 

거기다 예쁘다. 카톡 프로필 사진이 사진빨이 아니었다.(올레!)

 

 

 

거기다 키도 크다 킬힐을 신어서 인지 나보다 더크다 아니 힐을 안 신어도 여자들 평균신장보다 크다.

 

 

정말 스키장과 전혀 안 어울리는 옷차림과 10cm킬힐을 보니 무슨 레이싱걸인지 알았다. 

 


 

"이럴수가.... 왜 이런여자가 나 따위 한테 카풀을 신청한거지...???

 

 


아니 도대체 왜 무슨 이유로?"


"그냥 주변에 아는 오빠들한테 스키장가자고 차 태워달라고 하면 부산에 있는 남자들도 차끌고 와서 서로 태울려고 하겠구만... "

 

 

정말 이해가 안 갔지만 일단 그녀를 태우고 집 근처 주차장으로 갔다.

 

그리고 카풀을 할 남자분에게 전화를 하였다.

 

 

 

나 : 저기 지금 어디시죠?

 

 

상대방 : 저 지금 신대방인데요... 죄송해요


 

 

.....

..

.

 

 

40분이 늦는다고 말한 남자분을 벌써 20분이나 기달렸다.

 

 

 

그런데 이분이 있는 곳은 여기서 대중교통으로 50분이나 걸리는 곳에 있다고 하였다.

 

약속시간을 1시간을 넘게 어기는건 정말 말도 안된다..

 

난 정말정말 고민하고 고민하였다.

 

 





(그당시 커뮤니티 상황)

 

인터넷 게시판에는 3.1절이라 벌써부터 차가 막힌다고 난리를 치고 있고 여자분은 스키장에서 만날 사람이 있다고 빨리 가달라고 말하고 있었다.

 

 

어차피 여자분은 스키장까지 태워만 주고 끝이다.

 


남자분은 스키장에서 같이 타고 1박2일을 같이 보내고 올때도 같이 돌아올 예정이다. 

 

 


여자분은 편도편 비용만 지불하지만 남자분은 왕복비용을 지불한다.

 

금전적과 실속적으로 보면 남자쪽을 태우는게 당연히 이득이다.

 

여자분에게 죄송하다고 하고 그냥 기달릴까? 아니면 여자분을 그냥 버리고 남자분을 기다렸다가 태우고 갈까?

 

어차피 이 여자분에게는 난 그냥 택시기사랑 똑같고 내려만 주고 그뒤 서로 모르는 남남이 될테니 마지막 시즌인데 스키장에서 혼자타긴 싫어서 남자분이랑 같이가는데...

 

 


왜 어제 여자분 카풀을 받은걸까...

 

하며 0.1g의 후회를 하였다. 

 

하지만 오후 스키장 개장시간은 12:30분 지금 출발하지 않으면 개장시간내 가서 탈수가 없다.

 

마지막 시즌인데 남을 기다리다가 시간을 손해보는건 너무 싫다.

 

도저히 고민되서 나는 결단을 내리지 못 하였고.... 



난 커뮤니티 게시판에 글을 올려 상황을 설명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의견을 구했다...

 



 



 
네티즌 의견일치 100%

 


 

 

 

 

만장일치로 남자를 버리고 여자분과 함께 가라는 의견밖에 없었다.

 

 

이건 내가 절대 흑심이 있어서가 아니다...

 

 

이건 내가 선택한게 아니다. 네티즌의 결정한 선택이다..... (이 때 사실 속마음으로 이야... 태어나서 내가 이런 여자를 태우고 단 둘이 4시간 넘게 드라이브도 해보는구나 하며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다. 역시 차 사길 잘했어!!!)

 

 

 

 

0.3초간 긴 시간동안 고민 끝에 나는...

 

 

 

 

결국 남자분에게는 죄송하다고 말씀을 드리고 나는 여자분과 단 둘이 하이원 리조트로 4시간이 넘는 험난한 여정을 떠나게 되었다♥

 

 

 

 

- 다음 이시간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