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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생존신고

설날에 태국으로 여행을 떠났고 태국에서 돌아올때는 심한 열이났다.


분명 작년에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다. 돌아올때 몸이 부슬부슬 떨리고 추워서 비행기에서 모포 3개를 뒤집어쓰고 부들부들 떨었던 적이 작년에도 있었다. 이번에도 똑같았다. 왠일인지 비행기를 탄 이후 너무나도 추웠다.


 

추운데 5시간 가까이 비행기에서 그러고 있으니 정말 미쳐버릴것 같았다. 작년에도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너무나 춥고 머리가 아파서 바로 집에 못 오고 인천공항에 있는 찜질방에가서 바로 잠을 자버렸던 적이 있었다.


이번에는 인천공항이 아니라 김해공항에서 내렸는데 김해공항에는 찜질방 같은게 없다.


내리자마자 너무나 춥고 머리가 아픈데 나는 대중교통으로 온 게 아니라 내 차로 왔다. 도저히 운전할 힘이 없다.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일단 차에 들어가 히터를 켜놓고 일단 잠이 들었다. 온몸에 힘이 빠지고 으슬으슬 떨리고 죽을것만 같았다.

그리고 한숨자고 일어나 의식이 몽롱한 상태로 겨우겨우 운전해서 집에 왔다.


집에 왔을떄 정신이 없고 무조건 집에 들어가서 쉬고 싶어서 트렁크에서 여행가방을 꺼낼 생각조차 못 했다.



 


여행가방속에는 노트북이랑 여러가지가 들어있는데 일단 집에 들어가서 전기장판을 최고로 올려놓고 난로를 틀어놓고 바로 잠자리에 들었다. 열이나는것 뿐만이 아니라 허리도 미친듯이 아파왔다.


비행기에서 이상한 자세로 잠을 자서 그런건가?


분명 이거와 똑같은 경험은 작년에도 있었다.


그리고 계속 잠을 자는데 난로를 너무 쎄게 클어서 그런지 중간중간마다 악몽이 계속 되어 일어났다.


지금 이 상황이 너무나 괴로웠다.


혼자 살고 있기 때문에 이 상태에서 내가 기절을 하거나 쓰러져도 아무도 모를것이라는 생각이 드느 참 눈물이 났다.



중간중간에 배가 갑자기 너무 고파서 자다 일어났다.


의식은 여전히 춘향전의 이몽룡마냥 몽룡한 상태로 냉장고를 가보았지만 냉장고에는 제로콜라 밖에 없었다.


지금 이상태로 근처 편의점까지 가서 먹을걸 사온다는건 불가능하다.


 


선반위에 있는 라면을 하나 집어들었다.


이걸 지금 냄비에 넣고 조리를 할 만큼 내 의식은 정상이지 않다.


그냥 라면을 집어들고 다시 침대로 와서 누웠다 그리고 생라면을 뿌셔뿌셔처럼 뿌시며 입에넣으며 허기를 달랬다.


문제는 자다가 갑자기 또 열이 나는데 속이 울렁거려서 다시 화장실로 달려가 오바이이트를 했다.



오바이트를 할 때는 생리현상 때문인지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아... 진짜 갑자기 몸이 왜 이렇게 아픈건가? 이대로 죽으면 나는 대체 누가 발견해 줄까?


나는 수입이 그렇게 큰편은 아니지만 주식으로 돈을 많이 번다 한들 이렇게 쓸쓸하게 죽음을 맞이하면 이 모든게 무슨소용이 있단 말인가.




다시 침대에 누워 잠을 잤고 잤다.


잠을 자다가 일어났다를 반복하다보니 지금이 몇 일인 몇일이지났는지도 알수가 없었다.


잠시 잠이 들었다가 약간 정신이 들었을때 핸드폰으로 아프리카에 들어가서 아유무씨의 방송을 보았다.


아주 잠깐이었고 분명히 낮에 접속햬서 잠시 봤던것 같다.



자고 일어나니 오후가 되었는데 아유무씨가 또 방송을 하고 있었다.


아유무씨는 낮에 방송을 하면 저녁에는 방송을 안 하는 사람인데...


 

그럼 지금 이틀이 지난건가?


핸드폰에 분명히 시계나 날짜를 확인 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건 머리속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그렇게 몇 일이 지났을까?


몸은 조금씩 회복했는지 감기몸살 기운은 있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움직일 수 있는거 같다.


카톡과 라인에 오랜만에 누군가 메세지가 왔다.

 



 

카톡이나 이런 메신저에는 여자자체가 등록이 안 되어있기 때문에 여자들에게 연락이 올 일이 없다. (일본인들은 여자에서 제외)


이야..... 분명 작년에도 해외여행을 다녀온뒤 몸이 되게 아팠었는데...


아는 동생(여자)가 메세지를 보냈다. 얘는 분명 내가 아프거나 힘들때 마다 그 타이밍이 절묘하게 항상 메세지가 오곤 한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나는 대부분의 날을 우울하게 보내고 있으니 어떨때 보낸다 한들 다 절묘하게 느꼈을거다)



이 얘를 언제 본게 마지막인가? 주식하면서 사람들과의 약속을 잘 잊어버리거나 못 만나는 경우가 생긴다.


특히 여자들의 경우는 그렇다 내가 옛날에는 살도 안찌고 날씬한 모습이었는데 주식을 하면서 살도 많이 쪄버려 이렇게 변해버린 모습을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생각에 예전에 알고 있던 사람들에게 연락을 받아도 쉽게 만날 수가 없다.


분명 엊그저께 만난적이 있는거 같은 이 동생도 안 본지 1년이 넘은거 같다. 온라인으로는 종종 안부를 물어보는 메세지가 와서 이야기를 나눈적이 있지만 오프라인으로는 서로 사는곳이 달라서 만난적이 거의 없던거 같다.



몸이 아파서 그런건가? 머릿속에는 옛 추억에 관한것들이 주마등처럼 흘러지나갔다.


그리고 갑자기 생각났다. 몇 년전에 이 얘한테 서울에서 살게되면 겨울에 스키장에 데려다 주겠다고 한 기억이 난다.


아... 그랬었다... 주식하니라 까맣게 잊고 있었다...


아니 분명 약속도 잡았을텐데 출발 몇 일전에 주식으로 돈을 크게 날려 멘붕이 오면서 모든 약속이 머릿속에 사라졌던것 같았다.


 


그래 그리고 못 갔었지... 아... 마져...


몸이 아프니까 내가 잘못했던 기억들이 생각나는거 같았다.


아아아...지금이라도 약속을 지켜야 겠다.


그래서 이번달에 스키장을 가기로 약속을 했다. 


 

(내 몸이 걱정된다며 후쿠오카오면 같이 밥이나 먹자라고 한다) 

 


그리고 또 일본인 여자애도 메세지가 와서 확인을 해보았는데...


또 아프다보니까 생각났다.이 여자애와의 약속도 마찬가지였다


작년 9월경에 일본 빅뱅콘서트에 같이가기로 해놓고 막판에 주식으로 손실을 입어서 또 가지 못 했던것을...


나는 잘 몰랐다가 최근에 알게 되었는데 일단 빅뱅 같은 경우 콘서트 표를 구하려면 시험을 봐야된다.


팬클럽에서 센터시험이라는걸 강당 같은데서 사람들을 모아놓고 시험을 치루고 그중에서 성적이 우수한 사람들을 뽑아서 추첨을 할 수 있는 권리를 준다. 그리고 추첨에 당선된 사람들은 추첨을 통해 콘서트 티켓을 살 수 있다.


가격도 엄청비싸고 구하기도 힘든 이 티켓인데 이 친구는 나에게 공짜로 티켓을 줄테니 같이가자고 했었다...


그래서 같이가자고 했는데 9월에 갑자기 한미약품 사태가 터지면서 내가 영진약품으로 큰 손실을 보면서 정신이 없어 일본가는 표를 못 사서 결국 콘서트에 못 갔었다.


결국 이여자애는 그 비싼표를 그냥 버리고 혼자 콘서트에 갔다.


아.... 난 많은 사람들에게 죄를 짓고 살아왔구나...


그동안 주식밖에 모르며 남을 신경안쓰고 살아온 내 자신이 싫었다.


 

(혼자사니 파스도 못 붙이겠다) 

 


아.... 이 모든게 평소에는 모르고 있다가 몸이 아프니까 생각난다.


몸이 아프니까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서 억지로 생각해낸건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난 참 바보같고 주변사람들을 신경쓰지 못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열이 내리고 몸이 좀 움직이게 된 날이 토요일이었는데 허리가 아파서 파스를 붙이려는데 파스를 붙여줄 사람조차 없으니 참 서글프고 슬펐다. 토요일이면 내가 거의 3일간 앎아 누워있었는데 3일간 참 많은일이 있던거 같다.



이번주는 일본에도 가봐야되고 다음주에는 평일에 주식을 하지 않고 아는 동생을 데리고 스키장에 가봐야겠다.


지금은 그래도 몸을 움직일 수 있는 상태까지는 왔지만 아직도 열이 있고 감기기운이 있는거 같다.


당분간 운동과 주식도 쉬면서 건강을 되찾는데 집중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