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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크리스마스에 방콕을...

[여행기] 크리스마스 방콕 여행기 3일차 -1- (크리스마스 카톡)

"카톡왔숑~!"
 




아니 누가 이른 아침에 카톡을 보낸거야...


카톡 올 사람도 없는데 누가 성탄절 기념이라고 게임초대라도 보낸건가 ...





"아이씨...다시 자자..."




국내에는 몇 년동안 나한테 성탄절이나 이런 날에 축하문자 같은걸 보내준 사람은 없었다. (일본인 제외)


 

 

 


이른 아침에 카톡 소리에 깨버렸다...


그리고 다시 잠들고 나서 메세지를 확인해보니...



아니 루이암스트롱이 전 세계 최초로 달에 도착을 한거처럼 한국인 최초로 나에게 크리스마스 축하 메세지를 보낸 사람이 있었다.






바로 일년전에 같은 영어학원을 다니던 아는동생이었다.


이 애는 지금 부산을 떠나 내 고향인 서울에 가서 커피숍에서 일하고 있는데 이 애는 언제나 참 열심히 인생을 사는거 같다.


얼굴도 예쁘고 키도 모델처럼 크니까 서울가서 그냥 피팅모델 같은거나 해도 돈 잘벌 텐데 굳이 커피숍에서 일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영어학원에는 항상 미인들이 많았다. 젊은 남성분들은 미인을 구경하고 싶으면 영어학원으로 가라 내가 장담하는데 그런데 다닌다고 연금술처럼 여친이 생기진 않는다. 소크라테스 아저씨가 말하셨다 "너 자신을 알라")




 


 

크리스마스라고 인사말 메세지를 보내주었다.


참...피존 같은 섬유유연제처럼 부드럽고 섬세하다고 해야되나?


명절이든 뭐든 가끔 심심하면 안부인사를 보내주는데 내 쪽에서 먼저 인사같은걸 보내 본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이렇게 매번 성탄절이나 설날 같은경우에도 안부인사 메세지를 보내주는것 만으로도 참 고마운것 같다.




 




오랜만에 이애랑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내가 작년에는 기프트콘으로 두유하고 호빵을 보내줬다고 한다.



와... 1년전일이고 별 일이 아니라서 나는 다 까먹었는데...




어떻게 중국 미세먼지처럼 이런 세세한것까지 기억을 하는거지?




참 기억력이 좋고 나름 뿌둣했다.


고작 2000원짜리 기프트콘이었지만 그걸 고마워하고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다는건 정말 대단한 일이다.




 



세상에는 이런것과 반대로 고마워 해야되는데 잊어버리는 경우가 매우많다.


예전에 내가 회사를 들어왔을때 일이었다.


공기업에 들어갈려면 정해진 시험을 모두 합격하고 인턴으로 들어와 6개월을 일하고 그 중 40%만 정규직전환이된다.(인턴후에는 논술과 피티면접과 또다른 시험들이 엄청 많이 기달리고 있다)


나는 서울에 살아서 출퇴근에도 별로 지장없고 적은 월급(월급이 90만원이 안됨)에도 별 상관이 없었다.


그런데 지방에서 어렵게 올라온 애들은 월세도 내야되지 밥 값도 들지 매달 마이너스였다.







거기다 술도 못 하는 애들이 부서사람들에게 잘 보인다고 못 먹는 술도 먹고 화장실가서 토하고 또 먹고 윗사람들 비유 맞추어준다고 너무 고생하는거였다.(무슨 인턴들을 가지고 이렇게 부려먹는지 참...)



난 애네들과 달리 사회생활을 엄청 일찍해서 자금적으로 여유가 있기 때문에 이렇게 고생하는 애들을 데리고 아침마다 편의점에서 먹을걸 사준다거나 퇴근후 밥을 사준다거나 꽤나 애들에게 성의를 많이 보여주었다.



6개월동안 내가 쓴 밥값만 해도 대략 200만원 이상은 썼을거다....


이런걸 요즘 유행하는 단어로 호구라고 하는데 이건 내가 자발적인 호구였다.


아침마다 애들이 눈도 퉁퉁부어있고 너무 고생하는게 눈에 보여서 도와주고 싶었다.



 

 

 



나는 이 회사가 떨어지면 외국으로 워킹을가서 일을 하거나 또 다른 공기업들 필기시험까지는 다 통과되어있으니 다른 곳에 가서 다시 도전하면 된다. (그래도 난 회사에서 일하기보다는 난 떨어지면 워킹을 갈 생각이었다)


그렇게 6개월이 지나고 운이 좋게 합격하고 정규직이 전환 되었는데 나만 도심권 지점에 일하게 되었고 다들 지방에 산골짜기에 가서 근무하게 되었다. (원래 신입은 무조건 비도시권으로 가게 되어있다.)


그리고 2년뒤 연수원에서 다시 애들을 보았는데...


애네들은 내가 예전에 밥사주거나 은혜를 베풀었던걸 기억하는 애들이 거의 없었다.


너무많이 사주다보니 호의가 아니라 당연하다고 느껴버린건지 ...





내가 정말 니네 6개월치 월급정도를 나는 하나도 안쓰고 너네들 다 먹여 살려주었는데


그런걸 다 까먹다니 정말 실망이었다...(그리고 맨날 사주니 고맙다는 말도 점점 줄어들었었다)


물론 2년전이고 회사생활에 적응하고 사는게 바빠서 잊어버릴 수도 있다.


그래도 내가 올해 건강도 안 좋고 몸이 아파서 회사를 그만 둘때 최소한 인턴하면서 나한테 얻어먹은 녀석들 중에 몇 명은...



 


"몸 건강히 잘지내라..."


 



멀리 떨어져있으니 전화나 인사정도 해줄 수 있었을것이다. 하다못해 사내 메신저정도로는 충분히 해줄 수 있었다. (인수인계 기간까지 있으니 한 달 넘게 충분히 연락을 줄 시간이 있었다)

 


하지만 정말 친한 동기 2명 빼고는 아무도 연락이 안 왔다.


정말 인생을 헛살았구나 하고 느꼈을때가 바로 이런때였다.


내가 회사다니면서 이 새끼들이 연락 올 때는 부산에 놀러올 때 잘데가 없어 재워달라고 한 거 빼고는 없었다.


이렇게 아픈기억이 있어서 남들에게 베푸는건 이전보다 많이 줄어들었다.


아니 그 많은 사람들이 몇 백만원한치 6개월간 밥 사준건 기억 못 하는데...




 






이 여자애는 크리스마스날 고작 2천원짜리 두유와 호빵 사준걸 바쁜와중에도 1년넘게 기억하고 있다니...


그냥 다른사람들보다 개인적으로는 참 고마웠다.


서울에 가면 자기가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커피를 타줄테니 한 번 자기가 일하는 커피숍으로 놀러오라고 했다.




오후 3시쯤 호텔을 나가 모처럼 여행왔으니 어디든 돌아다녀보자 생각했다.


나는 길을 걸으며 노래를 듣는걸 좋아한다.


그냥 노래를 듣는게 아니라 그 배경에 맞춘 음악들을 듣고 그 장소와 배경들을 머릿속에 모두 기억한다.


그리고 다시 몇 년뒤 그 장소로 여행을 가면 그 때 거기서 들었던 음악을 다시 틀으며 감상에 젖으며 길을 걷는걸 좋아한다.

(예를 들면 런던 브릿지를 지나갈때는 michi의 런던브릿지라는 음악을 듣는다던가..)


아무생각없이 빅토리역으로 이동했다.


이전처럼 빅토리역 근처에는 마켓이 열리고 있었다.




(빅토리역 근처에는 항상 야외마켓이 열리고 있다)



나는 해외여행을 갈 때마다 공원에는 크나큰 애착을 느낀다.


그도 그럴께 국내자전거 여행과 일본자전거여행등 대부분 잠을 잘 때 공원에서 텐트를 치고 노숙을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원에 갈 때마다 여기서 노숙을 하면 어떻게 될까?


머릿속에 이미지 트레이닝을 해보곤 한다.


아마 태국은 더워서 내가 자전거여행을 할 일은 없을 것 같다.


그리고 다시 아속역으로 돌아왔다. 시간을 보니 오후 6시 어느덧 밤이 깊어지고 있었다.


태국의 진정한 여행은 밤부터 시작된다.


 

 



일단 허기진 배를 체우기 위해 코코이치방을 갔다. (일본식 카레전문점)


나는 일본에서도 코코이치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했기 때문에 일본에 가도 이 카레를 거의 먹지 않는다.



그런데 굳이 태국에 와서 이걸 먹는 이유는 하나뿐이다.



"값이 싸다!!"



태국에서는 이태리 요리든 일식이든 모든 먹거리가 싸다.


그래서 살도 참 많이 찌는거 같다.


요즘 가뜩이나 스트레스때문에 살이 엄청쪘는데 여기와서 더찌는거 같다.



 


한국가면 반좌욕을 하면서 살을 빼야겠다... (하지만 우리집엔 욕조가 없엉 ㅠㅠ)


일단 그래도 해외왔으니 사진을 찍어놓고 그 다음에 메신저 프로필 사진을 바꿔놓고...


어디보자...



"in coco1bang"



세팅을 해놓고 한창 카레를 먹고 있는중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전화가 온다...


누군가 싶었더니?


일본에 있는 우에하라다...






(고작 똥이야기 할려고 4분동안이나 통화했다 -_-)





이 녀석은 이전에도 글을 썼지만 그냥 나보다 5살정도 어린 일본남자애다.





"네네네네~ 이마사~ 내가 지금 화장실에 와있거든"





그런데 말이야...




"내가 지금 설사를 했어..."






아... 이 자식 분명히 내가 메신저 프로필 사진을 바꾼걸 보고 이야기를 만들어 낸거일거다..


지저분한 놈 크리스마스에 그렇게도 할 일이 없었던건가... (여친도 있는녀석이 참 할일도 없어보인다)




"아~! 시바(일본어로 芝[しば]시바는 잔디를 뜻합니다) 겟세키~!(일본어로 欠席[げっせき]겟세키는 결석을 뜻합니다) 닥쳐(chicken attack)"



이 얼마나 할 일이 없는녀석인가 ...

이런걸 한국말로 드럽게 할 일없네..라고 말하는거 같다.

저녁을 다 먹고 다시 숙소로 이동했다.


이상하게 여행기간이 기니까 졸이면 그냥 숙소에가서 잠을 자버린다.


오늘밤은 태국클럽인 RCA를 가보기로 하였다.


RCA가 가장 핫할 시간은 오후 11시가 넘어서이니 그전까지는 숙소에서 잠을 자기로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