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blog.naver.com/mechora/220903835131 (지난글)
새해초에 폐지 줍는 아주머니가 제 차를 리어카로 긁었던 적이 있었다.
아주머니 나이는 저희 어머니보다 나이가 많아보이시고 (최소 60세이상)허리를 꾸부정거리시면서 매일 매일 폐지 주우셨다.
(내 차는 그 때 보험처리 안 하고 싹 다시 도색했다)
주변에 고물상이 있는데 거기에 매번 리어카를 끌고 폐지를 가져다 주는 모습을 거의 매일 봤다.
그 리어카를 가지고 제 차를 긁어버렸지만 -_ㅠ
내 차를 처음 긁었을 때 화도 많이 났지만
추운 겨울이고 제가 수리비를 청구하면 ...
"이 아주머니가 얼마나 또 많은 폐지를 주우셔야 될까?"
하는 생각에 그냥 보내드리고 제 사비로 차를 고쳤다.
그렇게 반 년정도가 지나고 어느날이었다.
그 날은 비도 오길레 꿀꿀해서 꿀꿀이죽이나 먹으러 식당에 갔는데...
그 아주머니가 식당에서 아무것도 안 시키고 테이블에 앉아계셨다.
"비도 오는데 오늘은 폐지 줍기도 힘드셔서 잠깐 비를 피하시고 있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음식은 아무것도 안 시켜놓고 테이블에서 티비보면서
마치 자기집 안방처럼 그냥 다리를 쭉 뻗고 계속 앉아있으셨다.
"갈 곳이 없으셔서 .... 그냥 여기서 쉬다가시는건가?"
나는 저 분이 식당 주인 아저씨랑 친분이 있어서 저런 행동을 해도 식당에서 그냥 봐주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장 아저씨는 나랑 같이 밤에 운동(배드민턴)을 하시는 분이다.
그래서 조용히 아저씨에게 가서...
"저 아주머니 이 식당에 자주 오세요??"
말씀드리니
그 아저씨가 나에게...
"우리 어머님이셔..."
아니.... 뭐야....
무슨 유주얼서스펙트를 뛰어넘는 이런 반전이...
멀쩡하게 식당하고 있는 아들도 있는데...
"왜 동네에서 폐지를 줍고 다니신건가?"
아니 이런분이신지 알았으면 그 때 당장 수리비 청구를 했지...
어쩐지 식당뒤에서 자주 계시길레...
난 식당에서 박스가 나오면 그거 주우실려고 기다리고 계신지 알았는데...
여기 식당주인의 어머님이셨다니...
아....
반 년이나 지났고 차마 아는분이라 식당주인분께 말씀은 드리지 않았는데...
여러모로 충격적이다.
지난번 게시물에 댓글로 알고보니 건물주라던가 그런 이야기가 적혀있었는데...
정말로 그거랑 비슷한 위치의 분이실줄이야...
와... 소름....
담에는 누구든 걷 모습만 보지말고 인정사정 봐주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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